수면 부족과 체중 증가 — 적게 자면 왜 더 먹게 되는가

다이어트를 오래 해 오신 분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먹는 건 줄였는데 안 빠져요." 식사와 운동을 점검하다 보면 수면 시간이 하루 5~6시간대에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자주 나옵니다. 적게 자는 것과 체중이 오르는 것 사이의 연결은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고, 그 기전도 상당 부분 밝혀져 있습니다.
적게 자는 사람이 더 무거운가
여러 인구 연구를 모은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은 짧은 수면과 비만 발생 사이의 연관을 보고하면서, 수면을 늘리는 개입의 효과까지 함께 검토했습니다(Obesity Reviews 2021). 관찰 연구는 인과를 단정하지 못하지만, 같은 방향의 결과가 여러 인구에서 반복해서 나온다는 점이 이 주제를 무시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수면이 짧아서 체중이 늘 수도 있고, 체중이나 다른 요인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두 방향이 함께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식욕 호르몬이 먼저 움직입니다
기전을 보여 준 대표적인 연구는 건강한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제한한 실험입니다. 이 연구에서 수면을 줄였을 때 포만 신호를 담당하는 렙틴은 낮아지고, 배고픔 신호인 그렐린은 높아졌으며, 주관적인 식욕도 함께 올라갔습니다(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04).
이후 연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험적으로 수면을 제한했을 때 올라간 그렐린 수치가 실제 섭취량을 예측했다고 보고했습니다(Obesity 2016). 즉 "덜 자면 더 먹게 된다"는 말이 느낌의 문제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신호의 변화로 확인된 셈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더 먹게 되나
수면이 부족할 때 늘어나는 섭취는 전반적인 증가라기보다 밤 시간대의 간식과 당·지방이 많은 음식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져 먹을 기회가 늘어나는 것도 함께 작용합니다. 여기에 피곤함 때문에 낮 활동량이 줄면, 들어오는 쪽은 늘고 나가는 쪽은 줄어드는 상태가 됩니다.
수면을 늘리면 되돌아오나
이 질문에 직접 답한 연구가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짧게 자던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늘리는 개입을 하고 실제 에너지 섭취를 객관적으로 측정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수면을 연장한 쪽의 하루 섭취 열량이 유의하게 줄었습니다(JAMA Internal Medicine 2022). 특별한 식단 지시 없이 수면 조건만 바꿨을 때 나타난 변화라는 점이 이 연구의 요지입니다.
다만 이것을 "잠을 더 자면 살이 빠진다"로 읽으면 과장입니다. 관찰된 것은 섭취량의 감소이고, 체중 변화는 그보다 훨씬 많은 조건에 좌우됩니다. 수면은 감량을 대신하는 방법이 아니라 감량을 어렵게 만드는 조건 하나를 줄이는 일에 가깝습니다.
체중과 체형은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서 자주 섞이는 개념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체중 관리는 전체 에너지 균형의 문제이고, 체형 관리는 부위별로 어디에 지방이 얼마나 붙어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두 가지는 겹치지만 같지 않습니다. 체중을 줄여도 특정 부위의 윤곽이 그대로 남는 경우가 흔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이 구분은 체중 감량과 체형 교정의 차이 글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반대로 지방흡입은 체중을 줄이는 수술이 아닙니다. 특정 부위의 피하지방 층을 줄여 윤곽을 다루는 수술이고, 대사 상태나 내장지방을 다루지 않습니다. 대용량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도 안전 범위와 조건이 문헌에서 별도로 다뤄집니다(Aesthetic Surgery Journal 2021).
체형 관리에서 수면을 어디에 두나
정리하면 수면은 식사·활동과 나란히 놓이는 조건입니다. 식사를 아무리 관리해도 수면이 짧으면 식욕 신호가 그 방향을 계속 거스릅니다. 그래서 상담에서 체형 계획을 세울 때 저희는 수면 패턴도 함께 여쭙습니다. 특히 다음 경우에는 수면부터 정리하시는 편이 결과가 낫습니다.
- 식단을 지키는데도 저녁·야간 간식이 반복될 때
- 주중 5~6시간, 주말 몰아 자기 패턴이 굳어져 있을 때
- 운동을 시작해도 며칠 만에 피로로 중단될 때
수술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방흡입 후 남은 지방세포는 체중 변화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므로, 수면·식사·활동 관리가 유지되지 않으면 윤곽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술 후 관리에서 무엇을 보는지는 회복기 식사와 지방 재분포에 관한 근거 글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로얄라인의원은 강남역 인근에 있습니다. 체형 상담에서는 어느 부위를 어떻게 다룰지와 함께, 수술로 다루는 범위와 생활 관리로 다뤄야 하는 범위를 구분해 설명드립니다. 결과와 경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참고 문헌
- 짧은 수면과 비만 발생의 관계, 그리고 수면 개입의 효과 —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 Obesity Reviews (2021). PMID 33237635
- 건강한 젊은 남성의 수면 제한은 렙틴 저하·그렐린 상승·식욕 증가와 연관된다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04). PMID 15583226
- 실험적 수면 제한 중 상승한 그렐린이 음식 섭취량을 예측한다 Obesity (2016). PMID 26467988
- 과체중 성인에서 수면 연장이 객관적으로 측정한 에너지 섭취에 미치는 영향 — 무작위 임상시험 JAMA Internal Medicine (2022). PMID 35129580


